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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선수가 동시에 출발하여 가장 먼저 결승선에 들어오면 승리하는 형태의 경기방식입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스피드 스케이팅의 한 종목으로 잘 알려졌으며,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에도 동일한 방식의 경기가 열립니다.

 


개인 기록을 측정하여 순위를 가르는 기존 방식이 아니고, 쇼트트랙 경기처럼 (모든 선수가 경기를 끝내지 않더라도) 누가 1등인지 빠르게 가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선수들 뿐만 아니라 관객들도 좀 더 쉽게 순위 판정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추월 = 순위상승'이므로 앞사람은 기를 쓰고 길을 막고 뒷사람은 열심히 추월을 시도하므로, 경기에 박진감이 훨씬 넘칩니다.



세 종목 모두 영어로 Mass Start로 표기하나, 한국에서는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은 '단체출발'로, 스피드 스케이팅은 영어 음차를 그대로 사용한 '매스스타트'로 표기하였습니다. 2018 평창 올림픽에서도 저렇게 나누어 표기하였습니다. 경기방식의 차이점이 기존 스피드 스케이팅과 명확히 차이나다보니 매스 스타트용 경기복이 따로 개발되었습니다.

 

매스스타트

 

스피드스케이팅의 세부 종목으로 3명 이상의 선수가 동시에 출발해 레인 구분 없이 순위를 가리는 경기

스피드 스케이팅 : 400m 아이스링크 트랙 위에서 속도를 겨루는 빙상경기

 

롱트랙 스피드 스케이팅의 한 종목.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의 경기방식을 롱 트랙에 적용시켰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사이클의 포인트 레이스 요소도 약간 도입되었습니다.

스피드스케이팅 종목 중 팀추월과 더불어 헬멧을 착용하는 두 종목 중 하나입니다. 다른 종목들은 기록이 최우선이고 한 레이스에 두 명이 각자의 트랙으로 달리므로 충돌 우려가 매우 적어, 헬멧은 거추장스러운데다 기록에 방해가 됩니다. 하지만 매스스타트는 10~28명의 인원이 1등을 노리고 동시에 경쟁하기에, 헬멧을 쓰고 경기를 진행합니다.

2011 아스타나·알마티 동계 아시안 게임에서 처음 도입되었고 노선영이 스피드스케이팅 역사상 첫번째 매스 스타트 챔피언에 등극했습니다. 이후 ISU 월드컵 및 세계선수권 대회에도 선을 보였으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정식종목이 되었습니다. 오픈 트랙이라는 특성상 기존의 스피드스케이팅 종목과는 차별화되는 재미가 있어 ISU에서도 나름 밀어주고 있는 종목입니다.

평창에서 일본의 타카기 나나가 여자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되었고, 대한민국의 이승훈이 남자 첫 금메달리스트가 되었습니다.

 

경기방식

 

남녀 동일하게 최대 28명의 선수가 출발선에서 동시에 출발하여 트랙 16바퀴, 총 6400 m(4마일)를 달립니다. 첫 바퀴에서는 가속과 추월을 할 수 없고, 두 번째 바퀴부터 허용됩니다.

그냥 마지막에 먼저 들어오면 땡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사실 중간 포인트 제도가 있습니다. 경기 운영팀은 4바퀴, 8바퀴, 12바퀴째마다 순위를 매겨 그 때의 1, 2, 3위 선수에게 부분점수(스프린트 포인트)를 줍니다. 마지막 16바퀴째에서는 들어온 순서에 따라 큰 점수를 차등 부여합니다. 결과적으로 마지막 바퀴 1, 2, 3위는 최종 결과에서도 각각 1, 2, 3위로 확정됩니다. 점수가 같을 경우 결승선에 먼저 도착한 선수가 우선합니다.

중간 포인트 제도의 의의는 첫째, 전략의 차별화에 있습니다. 만약 중간 포인트가 없다면 매스스타트 경기는 16바퀴 내내 서로 눈치싸움을 벌이며 느릿느릿 돌다가 막판에 가서야 정상적인 레이스가 펼쳐지는 노잼이 될 게 뻔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중간 포인트를 부여함으로써 어느 정도의 박진감을 부여합니다.

이 전략을 잘 활용한 선수 중 한 명으로 에스토니아 출신의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사스키아 알루살루를 들 수 있습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알루살루는 매스 스타트 결승전에서 2바퀴 째에 갑자기 속도를 올려 다른 선수들을 전부 추월해 격차를 반 바퀴 이상 벌릴 정도로 전력질주를 하다가 4바퀴가 남았을 때 체력이 방전되어 다른 선수들에게 추월당하고 전체 16명의 선수들 중 13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5점짜리 중간 포인트를 전부 다 획득하여 15점을 딴 덕분에 비메달권 순위 중 가장 높은 4위로 대회를 마감할 수 있었습니다. 선수 본인도 경기가 끝난 후 올림픽 4위를 해서 기쁘다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전략적 차이는 예선 및 준결승에서 두드러집니다. 올림픽 기준으로 준결승에서 16명이 맞붙어 상위 8명이 결승에 진출하게 되는데 문제는 준결승이 끝나고 불과 1시간 반 정도 뒤에 결승이 진행되기 때문에 무작정 1, 2, 3위를 목표하는 것보다 중간 포인트를 가져가면서 결승 진출이 가능한 순위를 확보한 후 체력을 아끼는 것이 메달을 사냥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평창올림픽에서 김보름은 결승선에 최하위로 들어왔음에도 미리 벌어놓은 포인트 4점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지만, 박지우는 3~4등을 계속 달려왔음에도 1점으로 9위에 그쳐 떨어졌습니다. 이론상 5점 이상이면 무조건 결승 진출이 가능하며 4점 역시 사실상 결승 진출 확정입니다. 선수들이 5점을 받고나면 여유 있게 뒤로 빠지는 것도 같은 이유.

 


결승전에서는 스프린트에서 3번 연속 1위를 하여 15점을 따더라도 메달과는 무관하며 이 점수로는 메달 색깔을 바꾸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메달을 노리는 선수라면 결승전에서 스프린트 포인트는 무시한 채 경기에 임하다가, 막판 스퍼트에 집중합니다. 다만 메달은 포기하고 랭킹포인트만을 목적으로 경기에 임할 수는 있는데, 13점 이상을 따면 무조건 4위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중간 포인트 제도의 두 번째 의의는 페이스 메이커 작전에 대한 유인책입니다. 육상이나 사이클의 장거리 종목에서처럼 매스 스타트 역시 장거리 종목이며 오픈 레이스라는 특성상 자연스럽게 페이스메이커가 나오게 됩니다. 이러한 작전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결국 선수들의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도출된 최적의 작전이고, 이를 애써 금지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매스 스타트 종목의 경우 차라리 중간 포인트를 부여함으로써, 페이스메이커들이 선두권에서 밀려나면 그대로 경쟁에서 아웃되는 것이 아니라 미리 따둔 포인트로 중상위권까지는 노려볼 만하도록 동기부여를 만든 것입니다.

참고로, 연습 트랙으로 사용하는 가장 안쪽의 트랙까지 사용하므로 일반적인 스피드 스케이팅의 코너링보다 훨씬 짧은 코너를 돌아야 합니다. 이는 쇼트트랙 경험이 있는 선수에게 유리한 특성이며, 일부 선수들은 아예 쇼트트랙용 스케이트화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대한민국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팀에서는 남자 부분에서는 이승훈, 여자 부분에서는 김보름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강세를 보이는 종목이며, 자국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이승훈이 금메달, 김보름이 은메달을 땄입니다.

2018/19 시즌을 앞두고 매스스타트 포인트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스프린트 포인트는 1, 2, 3위 선수에게 기존의 5, 3, 1점 대신 3, 2, 1점을 부여합니다.
마지막 바퀴에는 기존 1~3위 선수에게 60, 40, 20을 주는 방식에서, 1~6위 선수에게 60, 40, 20, 10, 6, 3점을 부여합니다.
스프린트 포인트가 줄어들었고, 최종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의 포인트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스프린트에 능한 선수가 5점만 따도 장거리에 유능하지만 4위로 들어온 선수가 더 순위가 낮게 반영된다는 게 장거리인 매스스타트 종목에 취지가 맞지 않는다고 보고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점수 규정이 바뀌면서 중간 포인트보단 최종 지점을 먼저 통과한 선수의 포인트가 우선이 되긴 했지만, 올림픽 출전권이나 종목별 세계선수권, 월드컵 파이널 출전권을 노리고 출전하는 선수들은 이 중간 포인트 관리도 중요합니다.

새 포인트 제도 하에서는 이론상 6점 이상이면 무조건 결승 진출이 가능하며 5점 역시 사실상 결승 진출 확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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